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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의 이혼 소식을 접하고

by 이니셜 에이 2021.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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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스 중에 단연 나의 시선을 빼앗아 간 기사는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게이츠의 이혼 소식이었습니다. 27년간 이어온 결혼 생활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입니다. 부부로서 함께 더 성장 못해..라는 이유로 말이죠.

부인인 멀린다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 초창기의 직원이었고,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우연하게 식사자리에 나란히 앉게 되어 결혼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들이 갖고 있는 천문학적인 재산과, 이혼 소송을 통한 재산 분할 등에 언론의 관심이 모이고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성장을 가로 막는 결혼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라는 생각에 잠시 잠기게 됩니다. 그것도 27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보냈고, 140조가 넘는 재산을 모았으며, 나이도 60을 훌쩍 넘었는데도, “성장을 못해서 이혼을 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말입니다.

둘은 재단 운영의 주도권을 갖고 종종 다툼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매년 발표하는 재단의 발표문을 누가 작성하는가를 두고 말이죠. 좋게 보자면 재단 운영에 대한 열정이 둘 다 넘쳐났다고 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서로가 서로의 존재와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두 분처럼 사회적으로 성취가 뛰어난 경우라면, 자신의 권위가 더 대단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들은 공동 재단 운영자의 관계이기 이전에, 부부 입니다. 부부라고 꼭 사회적인 통념의 관계를 평생 유지해야 할 의무도 이유도 없지만, 그 관계를 깨는 이유가, 타인의 권위보다 나의 권위가 더 중요하고, 그래서 관계를 깨지 않고서는 성장하기 어렵다라는 결론에 이른다면,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결혼의 정의와는 사뭇 다르다고 느껴집니다. 저도 그 나이가 되면,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요. 또, 우리가 알 수 없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이 분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겠지요.

문득, 와이프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저녁에 라이딩을 해 주려구요. 그런데 저녁 약속이 있다는군요. 그래도 그 약속을 존중해 줘야 하겠지요. 이런 사소한 것들이 쌓여서 나중에 되돌릴 수 없는 무언가의 무게로 우리에게 부담되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생각나는대로 행동하고 말을 해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얼마나 더 성장해야 될까요? 빌게이츠도 못했는데,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ㅎㅎ 별 생각이 다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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