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에 영원한 1등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터넷 브라우저가 단적인 예다. 한때 인터넷 브라우저는 '익스플로러'와 동의어로 여겨질 정도로 마이크로소프트 독점 체제였다. 하지만 구글에서 내놓은 '크롬'에게 밀려 현재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지금 크롬은 전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다. 그런데 크롬이라고 영원히 왕좌에 앉아 있을 수 있을까?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올해 새롭게 출시한 '엣지' 브라우저와 네이버가 만든 국산 브라우저 '웨일'을 며칠 써보니 결코 안심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여우 제친 '뉴 엣지'… 이렇게 빨랐어?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는 크로미움 기반으로 새롭게 업데이트한 '엣지' 브라우저를 출시했다. 크로미움은 구글에서 개발한 오픈 소스 웹 프로젝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존심을 버리고 구글의 오픈 소스 기반의 브라우저로 크롬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현재 뉴 엣지 브라우저는 '마소에서 영혼을 갈아 넣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크로미움 기반인 만큼 크롬에서의 설정 및 확장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다.
기본 검색 엔진 역시 빙(bing) 대신 구글로 설정할 수 있다. 이렇게 해 놓으면 크롬을 쓰는 것인지 엣지를 쓰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의 비슷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실제 체감되는 속도도 빠르다. 크롬과 번갈아 써보면 전반적으로 웹페이지 로딩 속도가 빠르면서도 크롬에 비해 램을 덜 사용한다는 느낌이다. 다만 모든 웹페이지에서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아서인지 일부 페이지에서는 동작이 멈췄다가 구동되는 현상을 겪기도 했다. 사용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엣지 브라우저는 현재 파이어폭스를 제치고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한 스타트업 개발자는 "예전에 익스플로러 쓰다가 크롬을 썼을 때 신세계를 맛본 것처럼 지금 뉴 엣지가 그런 느낌을 준다"며 "크롬과 거의 똑같은 UX/UI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램 사용량을 최대 40% 가까이 줄여서 크롬이 무거운 프로그램으로 보이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국산 '웨일'도 있다... HWP가 보여요!
네이버의 기술연구소 네이버랩스에서 자체 개발한 '웨일' 역시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사용자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웨일도 엣지와 마찬가지로 구글의 크로미움 기반으로 만들어진 웹 브라우저다. 웨일은 네이버가 개발한 만큼 네이버 생태계와 완벽하게 호환된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웹 서핑 도중 사이트탭으로 바로 네이버 검색이나 지식IN, 쇼핑 창으로 연결할 수 있다. 파파고 번역 기능이나 화면 캡처 기능도 바로바로 꺼내 쓸 수 있다. 브라우저에서 제공하는 기본 기능이 많아서 프로그램 자체가 가볍지 않고 램 사용량도 다소 많이 차지한다는 것은 아쉽다.
그럼에도 웨일을 써야하는 이유가 있다면 HWP 뷰어 기능에 있다. MS 오피스나 애플 맥(MAC)을 쓰는 이들이라면 관공서에서 다운받은 HWP 파일을 열어볼 수 없어서 당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HWP파일을 열기 위해서는 한글과컴퓨터 프로그램을 구입하거나 전용 뷰어를 설치해야 했지만 웨일에서는 브라우저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이 기능 하나만으로도 웨일을 쓸 가치가 충분하다면 비약일까?
웨일에는 매일 아침 뉴스 클리핑 업무에 시달리는 기업 홍보팀 직원들이 아주 좋아할 기능도 있다. 브라우저 상단에 기본 제공되는 우클릭 차단 설정 버튼이다. 이 버튼을 사용하면 웹페이지마다 콘텐츠 복사를 방지하기 위해 설정해 놓은 마우스 우클릭 방지 기능을 가볍게 무력화시킬 수 있다.
서로 동의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설마 이 기사로 막히는 것은 아니겠지?) 웨일의 우클릭 차단 설정은 네이버 블로그와 포스트 게시글도 그대로 뚫어버릴 정도로 강력하다. 크롬에서도 확장 프로그램 설치를 통해 우클릭 방지 해제 기능을 쓸 수 있지만 안 먹히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웨일은 거의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작동한다. 심지어 카카오 브런치 글도 복사된다.
실제 한 대기업 홍보팀 관계자는 "그동안 우클릭을 막아놓은 콘텐츠를 스크랩하기 위해 브라우저에서 PDF 파일로 내보내기 후 메모장으로 복사 후 워드로 편집하는 등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했는데 웨일에서 바로 되면서 허무했을 정도"라며 "더 알려지면 기능이 막힐 것 같아 불안하니 알리지 말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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