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화웨이의 미래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징후들이 드러나고 있다. 화웨이는 기술 혁신을 통해서 성장한 기업이 아니라, 전형적으로 미국 기술의 모방과 저임금을 통한 낮은 원가의 제조 능력을 활용해서 성장한 기업이다. 따라서, 원천 기술을 쥐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 견제가 시작되자마자 화웨이는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화웨이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은 이유 4가지를 살펴본다.
먼저 화웨이가 왜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었는지는 이전에 올린 글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https://whatismarketing.tistory.com/94
이유 1 : 시작된 화웨이 스마트폰 물량 축소
올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는 보류하겠다.”
화웨이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타격을 인정하고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샤오양 화웨이 최고 전략 책임자(CSO)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CES아시아 2019’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애플을 꺾고 처음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에 올랐다. 여세를 몰아 “올 4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차례 밝혔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유럽, 남미 등에서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올 1분기 시장점유율도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무역전쟁이 지속되면 지난해 14.4%였던 화웨이 스마트폰 점유율이 올해 12.1%, 내년 9.2%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화웨이기업을 거래 금지 리스트에 올리자 화웨이는 컴퓨터 제작에 필요한 인텔의 칩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소프트웨어 공급이 중단되어 컴퓨터 및 신규 노트북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
이유 2: 구글 안드로이드는 대체 불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독자 OS 출시
중국 화웨이가 미국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대신할 독자 운영체제(OS)를 몇 달 안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중국 IT 매체들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분야의 저명 애널리스트인 톈펑증권의 궈밍치는 화웨이가 자체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오는 10월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화웨이가 초기에는 해외시장에서 앱 생태계에 대한 중고가 제품 이용자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어 저가 시장 위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달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자사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제공하는 구글을 포함한 미국 기업과의 관계가 사실상 끊기게 됐다.
화웨이는 7년 전부터 독자 OS 개발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OS 개발 작업에 전력을 다하면서 출시에 앞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상표권 등록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가 독자 OS를 사용한다고 해도 중국을 제외한 유럽, 동남아, 남미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세계 1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도 기존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이라고 인정했다.
안드로이드폰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맞먹는 다양한 앱 생태계를 만드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CEO도 "어려운 것은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과의 관계 단절로 화웨이 스마트폰에서는 안드로이드뿐만 아니라 구글 검색이나 유튜브, 지메일, 구글 지도 같은 인기 앱을 이용할 수 없다. 인기 있는 다른 많은 안드로이드 앱도 미국이나 다른 서방 기업이 만든 것인데 이들 역시 화웨이와 거래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
이유 3 : 스마트폰 두뇌 칩셋 거래 중단, 차세대 AP 개발도 타격
특히 화웨이는 지난달 미국 정부의 거래제한 조치로 스마트폰의 두뇌격인 칩셋 수급에 제동이 걸렸다. 화웨이는 지난 달 15일 미국의 제재기업 목록에 포함되면서 인텔, 퀄컴, 자일링스 등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 지난 달 22일에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라이선스를 보유한 ARM이 지원 중단에 동참했다.
화웨이는 이미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AP, 무선통신(RF) 트랜시버,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주요 반도체 기술을 내재화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의 AP의 지역별 자급률은 60% 이상에 달한다. 화웨이는 칩셋의 점진적인 내재화를 위해 '1+1' 정책을 추진해왔다. 칩의 절반을 화웨이 하이실리콘에서 나머
지 절반을 미국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는 식이다.
하지만 화웨이 하이실리콘의 칩셋 역시 미국 기업들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ARM이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코어 칩 아키텍처가 사용된다. ARM의 기술에는 미국의 원천 기술이 다수 포함된다. 화웨이가 ARM의 차세대 아키텍처인 코어텍스 A-77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차세대 AP 공급이 어려워진다.
하이투자증권은 "ARM의 대안으로 RISC-V가 거론되고 있지만 온전히 대체하기는 무리일 것"이라며 "화웨이는 결국 성능이 떨어지는 구세대 AP로 스마트폰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할 것이고 스마트폰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유 4: 고객인 이통사들도 화웨이 폰 출시 유보… 사후지원 우려 확산
화웨이의 미래가 점차 불투명해지면서 미국 기업뿐 아니라 영국, 일본, 대만 등의 주요 이동통신사들도 화웨이 신규 스마트폰 출시를 유보하며 등을 돌리고 있다. 국내 이통사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스마트폰의 사후지원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화웨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라이선스 중단 역시 스마트폰의 보안 패치 업그레이드에 영향을 미친다. 해외 사용자들의 경우 구글의 지메일, 유튜브, 크롬 등의 사용 빈도가 높기 때문에 구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글 플레이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에 화웨이는 자체 OS인 훙멍을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는 한편, 러시아 통신업체 로스텔레콤이 개발하고 있는 모바일 OS 아브로라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그럼에도 해당 OS들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시킬 수 있도록 호환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제품에 대한 사후지원, 보안 패치 업그레이드를 지원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문제를 이통사에 항의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는 소비자의 계약 해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화웨이 제품을 보이콧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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