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상태로 태어난다. 부모를 포함하여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조건 없는 사랑과 환대가 없다면, 그저 불완전한 상태로 세상을 살다가 그렇게 외롭게 세상을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아빠로서 엄마로서 세상에서 처음 만난 아이에게 세상에 태어나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워서 조건 없는 사랑으로 환대를 했지만, 점점 아이가 커 갈수록 전에 없던 기대치도 같이 커지는 내 마음을 느낀다. 욕망인지 사랑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워진다. 나를 위한 건지 아이를 위한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전에는 갖지 않았던 기대치가 점점 자라나면서부터, 한편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이에 대한 원망심이 커진다. 그 아이가 올곧게 성장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나의 기대치가 허영심에 부풀어서 부질없이 커진 탓인데도, 원망은 아이를 향한다. 전에 없던 남들과 비교를 하기 시작한다. 모두 부질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조금함이 점점 마음속에서 자라남을 느낀다.
어쩌다 남들을 만나면, 아이들때문에 힘들다고 하소연을 한다. 아이가 힘들게 하는 건지 아니면 내가 키운 욕망에 갇혀있는 자신이 못마땅한 건지 구분하지 못한 채, 얕은 감정에 연민을 받고 싶어 안달이 난다. 그러는 동안 아이와는 점점 멀어진다. 대화의 빈도와 깊이가 점점 얕아지고 줄어든다. 아이는 부모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 옛날 언제는 존재만으로 사랑한다고 이쁘다고, 그저 웃음만 지어주어도 행복하다고 하더니, 이제는 나의 존재 자체를 문제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 싸늘하게 든다. 주변의 온도가 서늘해지면서 따스함을 더이상 느끼기 어려워진다.
어떻게 관계를 회복해야 할까? 해결책은 간단하다. 아이가 내 품에 처음으로 왔던 순간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동안의 시간이 많은 것들을 변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순간을 떠올려보자. 산부인과에서 처음으로 우리 아이들과 마주했던 순간, 의미 없는 배냇짓 하나에도 소리치고 싶을 정도로 행복했던, 발가락과 손가락이 다섯 개임을 확인한 순간에 느꼈던 감사했던, 그때의 마음을 다시 한번 떠올려서 들여다보자. 그리고, 지금의 우리 아이들을 한번 바라보자. 무엇이 생각나는가? 내 마음의 간사함때문에 아이한테 미안해지는 그런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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