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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 테크기업 정보방/Facebook

페이스북과 애플의 정면 충돌, 소송까지

by 이니셜 에이 2021.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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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애플, 전쟁 돌입

 

결론부터 말하자면, iOS 14로 업데이트를 하면, 사용자들이 개인정보를 페이스북과 같은 앱들에게 제공할 것인지 차단할 것인지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90%의 사용자들은 이 물음에 대해서, "차단"을 선택할 것으로 조사되었기 때문이며, 이렇게 되면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영업을 해 온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모델은 직격탄을 입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개인 정보 보호를 들고나오는 이유

 

애플은 '프라이버시 비즈니스'를 향후 자사의 가장 중요한 사업전략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8일 열린 '소비자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호 콘퍼런스'에서 "만약 한 기업이 오도된 이용자와 데이터 착취, 사실은 전혀 선택이 아닌 선택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그 기업은 칭찬받을 자격이 없다"라며 "그것은 개혁하는 게 마땅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애플은 이미 개인정보와 보안을 아이폰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부각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한 예로, 애플의 아이폰은 주인 이외에는 절대로 내용을 볼 수 없도록 강도 높은 보안을 적용한 것이 종종 범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단기적인 매출과 이윤을 보려는 것이 아닌, 어쩌면 애플이 갖고 있는 철학과 사용자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기업 문화에서 비롯된 측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페이스북, 발끈하고 나설수 밖에 없는 까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애플이 조만간 '프라이버시 비즈니스'를 본격화 하기로 하자, 이에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페이스북이 법정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페이스북이 애플에 대해 독점 금지 소송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애플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악용해 본인들이 개발한 앱에는 혜택을 주고 있는 반면 페이스북과 같은 외부 사업자에는 까다로운 규제를 강요하고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페이스북은 미 주요 일간지에 애플의 정책을 비판하는 전면광고를 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 광고에 '우리는 전 세계 모든 곳에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애플과 맞서 싸우겠다'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이용자 정보를 추적해 소상공인들에게 소비자 맞춤 데이터를 제공해 돈을 버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페이스북이 무엇에 화가 나 있는지를 정확히 보여주는 제목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페이스북은 모든 중소상인들을 위해서, 애플에 대항한다"는 전면광고를 일간지에 냈다.

 

중소상인을 위한다면서, 57가지나 되는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페이스북

 

이 대목에서 페이스북의 이중적인 면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페이스북의 "고객"은 그들에게 광고비를 주는 광고주들입니다. 즉, 중소상인들이 주요 고객인 셈입니다. 위의 전면광고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중소 상인들을 위해서 자신들이 분연히 떨치고 일어서서 애플에 대항하겠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하지만, 중소 상인들이 페이스북에 기꺼이 광고비를 지불하는 이유는, 페이스북이 수집한 "막대한 개인정보" 덕분에, 보다 정밀한 Target 광고를 집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페이스북이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종류가 57가지나 되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는 페이스북의 "선함"을 믿고 이렇게 속속들이 은밀한 개인정보를 넘겨줘야 할까요? SNS를 통한 효용이 나 자신의 개인 정보를 통째로 넘기는 것보다 더 유용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페이스북은 우리들이 이런 고민조차 하지 않기를 내심 바라고 있을지 모릅니다. 

 

애플과 페이스북, 두 회사의 정반대 사업모델

 

애플은 사용자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추적하는 대신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는 기술인 '차등 사생활(differential privacy)' 개념을 2016년부터 연구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는 기술입니다. 특정되는 데이터값 대신 근사치로 데이터를 모아 딥러닝 과정으로 보정하는 식입니다.

 

팀 쿡 애플 CEO. 애플은 올 상반기 안에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하는 기능을 iOS 14에 탑재할 예정입니다. 반면 페이스북은 '소상공인과 인터넷 자유'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정보 편익을 높이면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키려면 '데이터 개방성'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과정을 아이폰 같은 기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페이스북 사업구조에서는 뼈아픈 일입니다.

 

두 회사의 대립을 보면서, 저는 애플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소비자를 대하는 시선,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한층 성숙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이번의 개인정보 정책 발표는 진지한 고민 끝에 나온 명쾌한 답이란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대응하는 페이스북의 반응은 좀 유치할 정도입니다. 

 

일간지에 전면광고를 내어서 반쪽의 지지라도 얻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 (개인 사용자를 배제한 소상공인들만 지지), CEO인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직원들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 명령을 내린 것, 그리고 법정 소송으로 대응하는 점등을 보면 아직은 애플의 적수가 되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윤리적이고 성숙한 기업 문화를 가진 기업이 항상 현실 세게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전쟁에서도 페이스북이 승리하면서 주가도 애플보다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도 있을 거라 봅니다. 하지만, 투자는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긴 하지만, 누구에게 돈을 벌어줄 것인가 하는 문제도 중요하기에, 애플의 선전하는 모습을 더 응원하고 싶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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