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거대하고 강력한 힘, 페이스북 해체만이 방법인가?
2004년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룸메이트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페이스북을 만든 공동창업자인 크리스 휴즈(35)가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해체를 요구했다. 창업 초기 페이스북 대변인을 맡다 2007년 저커버그와 결별한 휴즈는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오피니언 면에 페이스북의 해체를 주장하는 기고문을 올렸다.
휴즈는 이어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오늘 페이스북은 너무 거대하고 강력하다. 더 중요한 것은 CEO(최고경영자)인 저커버그에게 책임감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을 떠난 뒤 정치단체·비영리 기구 등에서 일해온 휴즈의 이런 지적은 페이스북이 최근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르면서 정치권에서 해체 주장이 나오는 것과 맥락이 맞닿은 것으로 보인다.
휴즈는 "저커버그와 나는 오랫동안 친구였지만 지금은 친구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때때로 의견이 맞지 않는 친구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대선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페이스북 등 거대 IT 공룡의 해체를 주장하며 이를 위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화당에서도 거물급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페이스북에 대한 연방 차원의 '반독점 액션'을 촉구했다. 2020년 미국 대선의 민주당 유력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기업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 공화·민주 양당 유력 인사들이 정보기술(IT) 기업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미 대선 경선 과정에서 핫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워런 의원은 지난 8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25년 전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은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됐다. 그러나 그들은 경제, 사회, 민주주의에 너무 많은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익을 위해 개인정보를 사용했으며 중소기업을 해치고 혁신을 저해했다"며 이들을 규제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워런 의원이 준비 중인 법안은 연 매출 250억달러(약 28조 원) 이상인 기업을 1군 그룹으로 분류하고 이들 기업이 시장에서 상품을 분리해 판매하도록 규제하는 게 핵심이다.
즉 아마존은 아마존닷컴에서 자체 상품은 팔 수 없으며 애플도 앱스토어에서 애플 앱을 팔 수 없게 된다. 또 페이스북의 와츠 앱 및 인스타그램 인수, 아마존의 유기농 식품체인 홀푸드 인수, 구글의 웨이즈 인수 등 산업의 흐름을 바꾼 인수·합병도 할 수 없게 된다.
워런 의원은 "마이크로소프트(MS)를 규제해 검색엔진 `빙(Bing)`을 탑재하지 못하게 해서 구글이 나올 수 있었다. 이제 경쟁을 저해하는 횡포를 막아야 한다. 가장 크고 힘 있는 기업들이 규칙을 지키도록 하자는 뜻"이라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즉각 반발했다. 에드 블랙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회장은 워런 의원 주장에 대해 "부당하고 극단적인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런 의원이 극단적인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입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 대기업을 해체하자는 주장은 워런 의원이 처음은 아니다. 민주당 대선 주자 중 버니 샌더스(버몬트), 에이미 클로 버샤(미네소타) 상원의원도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에 대한 규제 구상을 마련 중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수석 전략가 스티브 배넌도 "기술 회사들은 통제 불능이다. 해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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